모르는 척 했던 버려진 아이들의 목소리 ==> Two thums up !!

너의 목소리가 들려 너의 목소리가 들려
김영하 | 문학동네 | 2012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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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강한 흡입력을 지닌 작가를 난 왜 이제야 만났을까?
김영하라는 작가의 이름을 처음으로 들었던 소설이 [퀴즈쇼]였다.
그 때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원작인 비카스스와루프의 [Q&A]를 읽고 있었다.
워낙에 재미있었던 소설이었기 때문에 '퀴즈'를 소재로 한 다른 소설은 보지도 않았다.
김영하 작가의 [퀴즈쇼]가 실제로 퀴즈를 소재로 하는지는 알 지 못한다.
그런데 그 당시의 선입견으로 인해 이렇게 멋진 작가를 만나는 시간이 늦어지고 말았다.
처음 책을 펴는 순간부터 책을 놓는 순간까지 이렇게 강하게 사람을 끄는 작가라니...
너무도 강렬한 첫인상 때문에 당분간 그의 소설들을 순례하게 될 것 같다.

이 소설은 2명의 고아에 대한 이야기이다.
고속터미널 화장실에서 태어나 죽음의 위기에서 벗어난 선천적인 고아 제이와
아버지의 소홀과 어머니의 부정, 부모의 이혼과 재혼 과정에서 스스로 선택한 고아 동규.
어릴 때 말을 하지 못하는 병에 걸렸던 동규를 대신해서 세상과 소통해 주었던 제이.
이런 저런 일들에 휘말려 삶의 나락으로 떨어져야 했던 제이의 불행했던 삶과
스스로 집을 나오기 전에는 나름대로 평탄한 삶을 살아갔던 동규의 엇갈림과 재회.
그들이 함께 했던 폭주의 삶과 마지막의 비극적인 결말까지 쉴새없이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 속에서 작가는 우리가 애써 외면했던 우리의 아프고 비겁한 속살에 거침없이 소금을 뿌려댄다.
제이의 삶을 따라가며 가출 청소년들의 삶을 과격하고 적나라하게 그려내고 있다.
모두들 알고 있으면서 영황에서 나오는 얘기, 우리 아이와는 상관없는 얘기라고 외면했던 삶을.
'가출 청소년'이라는 이름의 장막으로 가려 존재 자체를 부정하려 했던 우리의 비겁한 변명들을.
소설이라는 틀 안에서 자제라는 브레이크를 부수고 거침없이 드러내는 우리 모두의 비겁함이 아프다.
우리는 과연 그 아이들에게 어떤 시선을 던지고 있는가? 우리가 그들을 어떻게 취급하고 있는가?

그렇다고 작가가 가출 청소년들의 삶을 통해 우리의 책임의식을 자극하려 하지는 않는다.
우리가 뻔히 알고 있으면서 외면하거나 알고 싶지 않다고 거부했던 사실을 알려줄 뿐이다.
그리고 이 소설의 주제는 사회문제에 대한 각성이 아니라 제이와 동규가 보여주는 슬픔의 감정이다.
미친듯이 달리며 세상을 부정하는 아이들의 폭주속에 숨어있는 아이들의 외로움과 슬픔이다.
그들은 존재하는데 세상이 그들의 존재를 부정하는데서 오는 외로움과 분노와 서러움이다.
어떤 메시지를 전하지 않고 어떤 슬픔도 강요하지 않지만 달리는 오토바이 속에서 슬픔이 보인다.
그 감정이 고스란히 나에게 전해져 온다. 제이의 외로움이, 서러움이, 분노가 그대로 내것이 된다.
과연 제이는 하늘로 승천한 것일까? 아니면 세상 어딘가에서 묵묵히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시작도 끝도 없었던 한 고아의 삶을 통해서 눈물이 나오지 않는 슬픔의 감정을 전한다.
파격적이고 적나라한 폭로를 통해서 우리 스스로가 부끄러움을 느낄 수 있게 만든다.
강한 흡입력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독자를 가만두지 않는다. 대단한 소설이다. 강추 !!!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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